하지정맥류는 단순히 다리에 혈관이 튀어나오는 외관상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맥 내 판막의 기능이 약해지면서 혈액이 역류하고 정체되는, 진행성의 만성 정맥 질환입니다. 특히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현대인의 생활 패턴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으며, 방치할 경우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초기에는 다리가 쉽게 붓고 무겁거나, 저림, 쥐가 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맥이 돌출되고 피부에 색소침착이 생기거나 습진이 발생하기도 하며, 심한 경우 피부 궤양이나 출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로 여기기보다,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정맥류는 유전적 소인 외에도 임신, 비만, 호르몬 변화, 장시간 서 있는 직업, 운동 부족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진단은 혈관 초음파검사를 통해 정맥 내 판막의 기능 저하와 혈류 역류 여부를 확인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치료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비교적 가벼운 경우에는 압박스타킹 착용이나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맥 기능의 저하가 진행된 경우에는 시술적 치료가 필요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고열을 사용하지 않고 생체접착제를 이용해 정맥을 폐쇄하는 ‘베나실(VenaSeal)’ 치료법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방법은 통증이나 회복 부담이 적고, 시술 직후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압박스타킹 착용이 어려운 분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으며, 반드시 정밀한 진단을 통해 적응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않고, 종아리 근육을 자주 움직여주는 스트레칭이나 걷기 운동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유지하는 자세, 적절한 체중 관리,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 유지가 하지정맥류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다리 피로와 부종, 그것이 반복된다면 하지정맥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필요에 따라 적절한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건강한 다리를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강동하트온내과의원 최석원 원장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