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질은 흔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기 쉬운 질환이다. 평소에는 가벼운 불편감이나 간헐적 출혈로 끝나기도 하지만, 증상이 반복되면 환자의 일상생활과 정신적 건강까지 크게 흔들 수 있다. 치질은 항문 주변 혈관이 확장되거나 약해지면서 발생하는데, 위치에 따라 내치핵과 외치핵으로 나뉜다. 내치핵은 대개 항문 안쪽에서 출혈을 일으키고, 외치핵은 항문 바깥쪽에 생기며 통증이 더 뚜렷한 편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배변 시 선홍색 출혈과 항문 부위의 통증·이물감·가려움이다. 특히 배변 후에도 개운하지 않거나, 항문 주위에 혹 같은 것이 만져지는 경우에는 치핵의 진행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치질의 위험요인으로는 만성 변비·잦은 설사·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임신·과체중·무리한 힘주기 등이 있으며, 이 가운데 변비는 예방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예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 규칙적인 운동으로 장운동을 원활히 하고, 변의를 참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기본이다. 배변 시 지나친 힘주기를 피하고, 화장실에서 오래 앉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과음·매운 음식·지나친 카페인 섭취는 항문 주위 혈관 압력을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구로항유외과 안창낭원장은 '증상이 반복되거나 출혈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단순 치질로 보기 어렵다. 항문 주위 농양, 항문 열창, 심지어 대장 질환 등 다른 문제가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 진찰과 필요 시 내시경 검사 등 정확한 진단이 권장된다. 조기 진단은 치료 선택지를 넓히고 합병증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치질은 치료 가능한 질환이며, 생활습관 교정으로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부끄러움 때문에 미루지 말고 증상이 있으면 조기에 확인받는 것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