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은 한국인에게서 발병률과 사망률이 모두 높은 주요 암이다. 최근 수년간 환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특히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습관 변화로 전 세대에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대장암 발생률이 세계 3위, 아시아 1위다. 육류와 가공식품 위주의 식단, 채소·과일 섭취 부족, 운동 부족, 과음과 흡연, 비만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고령 인구 증가 역시 위험 요인이다.
대장암의 가장 큰 문제는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되어야 변비, 혈변, 복부 통증,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난다. 그러나 항문 출혈을 치질로 착각해 진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 실제로 증상이 나타난 뒤 병원을 찾으면 이미 진행성 대장암인 경우가 적지 않다. 반대로 조기에 발견하면 1기 대장암의 5년 생존율은 90% 이상, 2기에서도 약 70%에 이른다.
대장내시경은 대장암 조기 발견에 가장 효과적인 검사다. 카메라가 장착된 가느다란 내시경을 이용해 대장 내부를 직접 확인하며, 용종 발견 시 즉시 절제하거나 조직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특히 선종성 용종은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 조기 제거가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분변잠혈검사는 국가검진 항목에 포함되지만 대장을 직접 관찰하지 못해 정확도가 떨어진다. 이상 소견이 있을 때만 추가 검사를 받기 때문에 조기 진단에는 한계가 있다.
대장내시경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는 준비 과정과 검사 후 불편감이다. 검사 전 며칠간 저섬유식으로 식단을 조절하고, 하루 전 장 정결제를 복용해 대장을 깨끗이 비워야 한다. 검사 중에는 공기나 이산화탄소를 주입하기 때문에 복부 팽만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면내시경, 저용량 정결제 등 환자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다양하게 도입됐다.
경기도 광주항외과의원 장민영 원장은 “대장내시경은 불편함이 있지만, 대장암 예방과 조기 치료라는 점에서 얻는 이익이 훨씬 크다”며 “올해는 미루지 말고 검사를 받아 건강을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