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더위 속 시원한 아이스커피, 아이스크림, 맥주 등 찬 음식과 기름진 음식 섭취가 늘어나면서 배탈과 설사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자주 반복되는 설사는 항문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설사가 잦을 경우 항문 내 윤활을 담당하는 항문선이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높아진다. 항문선은 약 4~10개 정도 존재하며, 구조상 대장 내 세균이 쉽게 침입할 수 있다. 평소에는 문제되지 않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상황에서는 염증이 생기며 항문농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항문농양은 항문 부위에 고름이 차는 염증성 질환으로, 초기에 감기 몸살과 유사한 증상인 발열, 오한, 전신 무기력감을 보여 쉽게 간과되기 쉽다.
부천 서울장좋은외과 오형민 원장은 “항문 주위의 묵직한 통증과 함께 감기처럼 열이 나는 경우, 단순 감기나 피부 질환으로 착각하고 감기약이나 연고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항문농양을 의심하고 항문외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료는 문진과 직장수지검사를 통해 진행되며,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초음파 검사가 활용된다. 농양으로 진단되면 기본 치료는 절개를 통해 고름을 배출하는 것이다. 하지만 농양이 치유된 후에도 절반 이상의 환자에게서 치루로 진행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수술을 통한 항문샘 및 염증 조직 제거가 필요하다.
오 원장은 “특히 설사가 잦은 사람은 항문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자극적인 음식이나 음주는 피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으로 장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